감독 : 샘 레이미
각본 : 마이클 월드론
주연 : 베네딕트 컴버배치, 엘리자베스 올슨
등급 : 12세
러닝타임 : 126분
장르 : 액션, 모험, 판타지, SF, 공포
<닥터 스트레인지>(2016)의 후속편이자 MCU 페이즈 4의 네 번째 영화.
<엔드게임> 이후 마블에 별 관심 없어진 내가 늦게 나마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샘 레이미' 라는 이름 탓인데, 그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켰다. 사실 너무 재밌어서 그의 대표작인 <이블데드 1,2> 와 <다크맨> 까지 다시 보고 한 번 더 봤다. <닥스2>는 샘 레이미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겐 종합선물세트 같은 작품이고, 그의 스타일을 처음 만나는 관객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사심 쫌 섞어서).
오프닝부터 크리쳐와의 전투 씬까지 그다지 특별할 것 없어 보이던 영화는 괴물의 눈알 뽑기를 시작으로 서서히 시동을 걸고 미간을 중심으로 한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과 기괴한 다중노출, 사물을 액화시켜 불쾌한 질감을 자극하는 연출이나 <이블데드> 시리즈의 다양한 오마쥬 등을 통해 곳곳에 샘의 인장을 새겨진다. 꽤 어두운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컷은 익살스럽고 산만하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스칼렛 위치가 838 완다에 드림 워킹하는 씬. 요새 좀처럼 보기 힘든 아이리스와 끈적한 일렉기타 사운드가 깔리면서 복고적인 무드를 형성하고 스칼렛 위치의 고혹적인 클로즈업 숏이 오컬트적인 붉은 색채의 미쟝센과 교차된다. 곧이어 <이블데드>의 악마와 같은 미지의 시점 숏으로 전환되고 완다를 쫓아가 충돌(침투)한다. 곧이어 날카로운 소음 속 고속 편집으로 경합의 이미지를 만들고 이내 강탈이 종료된 듯 고요히 고개를 돌려 정면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스칼렛 위치의 섬뜩한 표정이 아이들의 부름에 금세 환해지는 순간까지.
연출 자체도 훌륭하지만 사실 절반 이상은 엘리자베스 올슨의 공이다. 개인적으로 그녀가 이정도로 매력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배우 인줄 몰랐다. 아마 지금껏 본 마블 영화 중 '연기력' 으로 감탄한 첫 사례일듯.
이후 피칠갑을 한 완다가 살육을 벌이는 모습은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를 연상하게 할만큼 파괴적이고, 학살 후 한 쪽 다리를 절며 천천히 거리를 좁히는 추격 씬까지 더해서 시퀀스 전체를 호러블 슬래셔 장르로 구성한다.
그리고 다시 유치 코믹한 액션 장르로 돌아오는데, 이런 가파른 무드 변화가 기존 마블 영화들과는 거리가 멀어서 당혹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진행상 억지스러운 느낌도 없고 다분히 오락성에 충실하는 태도가 느껴져서 오히려 난 좋았다. 이를테면 들쑥날쑥한 롤러코스터처럼 혼란스러운 이야기를 혼란스럽게 연출한 셈인데, 스콜세지의 '테마파크' 발언에 진짜 테마파크가 무엇인지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ㅋㅋ 엉망진창인 와중에 설득력 있는 방식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점도 좋았다.
지금까지 마블 영화에 이 정도로 강하게 개인적인 체취를 드러낸 감독은 없었던 것 같은데 제작 측에서 샘 레이미에게 상당히 많은 권한을 부여한 듯 하다. 하긴 일명 '샘스파'로 불리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 맨 시리즈가 워낙 출중하니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언젠가부터 마블의 단독 히어로 영화들은 <어벤져스> 시리즈나 <시빌 워> 같은 빅 이벤트의 빌드업 부품처럼 느껴질 정도로 몰개성하고 따분했는데, 이런 식의 변화는 앞으로도 마블 영화를 찾을 만한 좋은 이유가 될 것 같다.
그리고 부디, 굳이 마블이 아니어도 좋으니 샘 레이미에게 더 많은 '판' 이 깔리길.
2022년 7월 작성. 옮김.
이후 <토르 : 러브 앤 썬더>, <블랙팬서 : 와칸다 포에버> 2편을 더 추가하며 MCU 페이즈 4가 끝났고, 2023년 2월 페이즈 5의 첫 장편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가 개봉했다. 여러 평들을 보니 기대감이 바닥을 찍어서 아마 세 편 다 찾아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도 상당히 호불호가 갈렸던 작품으로 기억하는데, 지금 다시 돌아보니 선녀였다.
다가오는 5월에는 페이즈 5 두 번째 영화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가 공개되는데 과연 이 영화로 구겨진 마블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가오갤 시리즈를 좋아해서 일단은 찾아볼 것 같다.
한줄평 : 스칼렛 위치 : 샘 레이미의 멀티버스 로 보면 만족!
내 별점 : 7 / 10
IMDb : 6.9 / 10
닥터 스트레인지_ 대혼돈의 멀티버스 (2022)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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