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7 2025 JIFF #2 8시 반 즈음 아침 산책을 나섰다.인적이 없는 풍남문과 한벽터널을 눈에 담고 싶었다.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오목교도 근사했다.여러 사진을 찍었다. 카메라를 사야하나, 싶을 정도로 사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비 온 다음 날 아침이 늘 그렇듯 청량한 공기 속 맑고 푸른 시야가 마음을 환하게 했다.점심은 화심 순두부를 먹었다. 내 생애 최고의 해장이었다. 두 그릇 먹을 뻔효진씨가 합류했다. 전주 수목원에 갔다.가는 길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차가 예상보다 많아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성미 급한 나는 그게 아쉬웠다. 민석이는 완강했다. 여기는 반드시 좋아할 거라는 믿음이 보였다. 어쩐지 아주 옛날 내가 어릴 적 아버지 손에 이끌려 지역 명소를 구경가는 기분이 들었다. 답답하고 무더운 차 안에서 왜.. 2025. 5. 6. 2025 JIFF 5월 3일중리동에서 전야제(?)를 즐기고 일어난 아침.오랜만에 마신 술기운 덕인지 한바탕 몸을 움직이고 난 탓인지 꿈 한 점 없이 개운한 밤을 보냈다. 익숙치 않은 잠자리가 무안할 정도로 상쾌한 몸과 얕은 비 냄새가 기분을 들뜨게 했다.민석이의 운전 실력은 두 말할 것 없거니와 음악 취향도 나와 제법 맞는 구석이 많았다. 덕분에 여러 노래를 흥얼거렸다. 선규씨는 굳이 말을 걸지 않아도 어련히 편한 사람이라 신경쓰이지 않았다.기억조차 나지 않는 여러 잡담들, 편의점에서 산 초대형 커피, 때때로 거친 농담, 비오는 풍경.실내가 근사한 20년식 검은 그랜저 안에서 우리는 그렇게 이동했다. 생각나는 음악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삽입되었던 "Come and get your love" 지금 생각해보니 그 순간의 .. 2025. 5. 6. 250325 그... 오랜만이다.그래도 다시 글을 쓴다.고전철학의 시작? 다 읽었다. 인덱스 이상의 가치는 없다만 가장 중요한 카테고리화와 개별 철학의 대략적인 청사진을 제공해주었다는 점에서 아주 기특한 책이다. 요점만 적당히 외워도 어디가서 젠체하기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인간은 너무 유치하지. 이건 올해 배운 가장 큰 교훈이자 내 삶에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내일은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깊게 들여다 볼 몇몇 이론을 정해볼 생각이다. 즐겁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스스로 학습한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한다는 게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은 정말 몰랐다. 아니 그전에 분명히 있었다. 그림이라든지 기타라든지 영화라든지. 어쩌면 게임을 더 잘하기 위해 고민하고 정보를 탐색하던 날들도 공부의 일부였다. .. 2025. 3. 25. 250319 또다시 새벽이다. 수면이 지연되고 있다.러닝을 안해서 그런가? 1시가 넘어도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은 낮잠도 안잤는데.호밀밭의 파수꾼을 다 읽었다. 콜필드? 매력적이다. 염세적이면서 순수하고 툭 하면 깨질듯 위태롭고 연약한. 후치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어릴 때 만났다면 콜필드도 나의 큰 부분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어릴 때라고 하기도 뭐하다. 적어도 20대 후반까진 비슷한 삶을 살았다. 나는 참 느리다. 새삼 깨닫는다. 콜필드는 기껏해야 10대 후반이지만 나는 20대후반, 30대 초반까지 그랬다. 아니지, 20~30대의 콜필드가 어떤지 나는 모르니 내가 꼭 그보다 못하다고 볼 순 없다. 정말 그렇다. 이 말투 재밌다. 스스로 확신하는 말투. 누군가 봐주길 바라는 마음과 털어놓지 않고서는 버틸 수.. 2025. 3. 19. Dialog #2 니체는 "중요한 것은 영원한 삶이 아니라 영원한 생동감이다" 라고 말했습니다.신애씨가 지금 당장 죽어도 미련이 없을 것 같다는 말은 일상에서 생동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우린 때로 너무 많은 시간을 무의식 속에서 살아갑니다.밥을 먹을 때 음식을 씹는 행위, 코로 숨을 들이쉬는 행위, 걸을 때 보폭을 재는 행위, 운전할 때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행위 등. 온갖 사무를 제외하고도 우리의 행동에 의식이 관여하는 일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대부분의 의식은 나의 행동이 되지 못하고 머리 속에서만 머물러 있다가 휘발됩니다. 내일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잠들어야 할 시간이 오면 불청객처럼 아쉬움이 밀려오고 다음 날 아침은 무기력과 함께 일어납니다. 이런 삶은 영원해봤자 가치가 없습니다.하루 중 .. 2025. 3. 5. 이전 1 2 다음